가족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는 참 평온하고 따스합니다.
이번이 아이와 함께 하는 세 번째 크리스마스입니다.
앞으로 함께 할 수 많은 크리스마스가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좀 무뎌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세 번째라 그런지 특별하고 신경도 쓰이는 크리스마스였습니다.
특히 선물을 뭘 줘야할지 몇 달 전부터 생각이 나고, 그걸 정하고 나서도 미리 적당한 가격에 구입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습니다.
거기다 구입한 뒤에도 크리스마스까지 줄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다보니 오늘 당일에는 참 한참만에 선물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.
아침에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서 선물을 찾은 아들과 조카가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고, 그 동안 좋아할 모습을 너무 상상해버려서인지 생각보다 조금만 좋아하는 모습에 아쉬움도 드는 전형적인 마음을 너무 써버린 사람이 느끼는 보람과 약간의 실망을 경험하는 하루이기도 했습니다.
이제 곧 연말이 가고 새해가 오면 또 다른 평범한 날들의 연속이겠죠.
그렇지만 언젠가 특별한 날들과 순간들은 또 돌아올 것입니다.
매 순간이 특별하다고 느낄 수는 없지만, 특별한 순간은 매 순간순간마다 불쑥 그리고 정기적으로 찾아올 겁니다.
크리스마스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은 아쉬움에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 성인이 되고 무뎌졌던 성탄절에 대한 감회가 아이로 인해서 새로이 다가오기 때문인가 봅니다.
나의 시선이 아닌 내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니 어릴 때 설렜지만 지금은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다시금 새롭고 설레일 수 있게 되는 건 자녀가 없는 분들은 쉬이 알 수 없는 감정일텐데요.
이런 부분들을 맞이할 때마다 부모가 되었구나 하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.
아마 다시 크리스마스가 설레이지 않는다면 그건 내 아이가 그만큼 커서 성탄절에 무뎌질 때 쯤 같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.
그땐 또 무언가 아쉬움이 들텐데 아이가 다 컸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?
벌써부터 이런 생각이 들면 뭔가 지금 시간이 흐르는게 아깝고 더 천천히 흘렀으면 하게 됩니다.
그래도 시간은 늘 언제나 공평하고 일정하게 흘러가겠죠.
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 만이라도 천천히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.
남은 시간도 메리 크리스마스 하세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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